마지막 업데이트 2026년 9월 4일 · 법령이나 제도가 바뀌면 이 글도 함께 고칩니다.
IRP는 「노후 준비」라는 이름으로 소개되지만, 실제로 가입하는 시점은 대부분 12월입니다. 연말정산에서 세금을 토해내게 생겼을 때 은행에서 권하는 상품이기 때문입니다.
그 판단이 틀린 건 아닙니다. 900만원을 채우면 최대 148만 5천원이 돌아옵니다. 수익률이 아니라 확정된 환급입니다. 어떤 투자상품도 이만한 확실성을 주지 못합니다.
대신 그 돈은 55세까지 묶입니다. 급하게 꺼내면 받았던 것보다 더 뱉어냅니다. 이 글은 이 두 문장 사이에서 어떻게 판단할지에 대한 것입니다. 근거는 전부 소득세법 조문에서 가져왔습니다.
30초 요약
- 세액공제 한도는 연 900만원, 그중 연금저축은 600만원까지만 인정됩니다
- 공제율은 13.2%, 총급여 5,500만원(종합소득금액 4,500만원) 이하면 16.5%입니다
- 900만원을 다 채우면 118만 8천원 ~ 148만 5천원이 돌아옵니다
- 자영업자도 IRP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4조②3호)
- 중도해지하면 공제받은 원금과 운용수익 전부에 16.5% 기타소득세가 붙습니다
900만원을 채우면 얼마가 돌아오나
소득세법 제59조의3 제1항이 정한 공제율은 12%이고, 소득이 일정 수준 이하면 15%입니다. 여기에 지방소득세 10%가 함께 붙어 실제로는 각각 13.2%와 16.5%가 됩니다.
| 내 소득 | 공제율 | 900만원 채우면 | 600만원만 |
|---|---|---|---|
| 총급여 5,500만원 이하 (자영업자는 종합소득금액 4,500만원 이하) | 16.5% | 1,485,000원 | 990,000원 |
| 그 초과 | 13.2% | 1,188,000원 | 792,000원 |
여기서 헷갈리기 쉬운 게 세액공제와 소득공제의 차이입니다. 둘은 전혀 다릅니다.
| 무엇에서 빼나 | 효과 | |
|---|---|---|
| 소득공제 | 세금 매기기 전의 소득에서 | 내 세율만큼만 이득 (6~45%) |
| 세액공제 | 계산이 끝난 세금에서 직접 | 소득과 무관하게 정해진 비율 |
그래서 세율이 낮은 사람일수록 세액공제가 유리합니다. 소득세율 6% 구간인 사람이 소득공제를 900만원 받으면 54만원이 줄지만, 세액공제 16.5%를 받으면 148만 5천원이 줄어듭니다.
한도는 900만원인데, 연금저축은 600만원까지만
여기서 대부분 헷갈립니다. 조문을 그대로 보면 구조가 명확합니다.
연금저축계좌에 납입한 금액이 연 6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하는 금액은 없는 것으로 하고, 연금저축계좌에 납입한 금액 중 600만원 이내의 금액과 퇴직연금계좌에 납입한 금액을 합한 금액이 연 900만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그 초과하는 금액은 없는 것으로 한다.
즉 연금저축에 걸린 600만원 뚜껑은 IRP로 열리지 않습니다. 반대로 IRP에는 별도 뚜껑이 없어서 혼자서 900만원을 다 채울 수 있습니다.
| 연금저축 | IRP | 공제 인정액 |
|---|---|---|
| 0원 | 900만원 | 900만원 |
| 600만원 | 300만원 | 900만원 |
| 900만원 | 0원 | 600만원 (300만원 버려짐) |
| 400만원 | 500만원 | 900만원 |
| 700만원 | 200만원 | 800만원 (100만원 버려짐) |
연금저축에 900만원을 넣고 계신다면
300만원어치는 공제를 한 푼도 못 받으면서 55세까지 묶여 있는 상태입니다. 내년부터는 그 300만원을 IRP로 돌리세요. 그것만으로 연 49만 5천원(16.5% 기준)이 더 돌아옵니다.
이미 넣어버린 초과분은 해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118조의3이 「한도액 초과납입금의 해당 연도 납입금으로의 전환 특례」를 두고 있습니다. 금융회사에 신청하면 공제를 못 받은 금액을 올해 낸 것으로 돌려서 이번 해 공제에 쓸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도 IRP에 가입할 수 있습니다
IRP는 「개인형퇴직연금」이라는 이름 때문에 직장인 전용으로 오해받습니다. 그런데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4조 제2항이 가입 대상을 세 가지로 정해두었고, 그 3호가 「자영업자 등 안정적인 노후소득 확보가 필요한 사람」입니다.
직장인과 다른 점은 두 가지입니다.
- 기준이 총급여가 아니라 종합소득금액입니다. 16.5%를 받으려면 종합소득금액이 4,500만원 이하여야 합니다. 매출이 아니라 필요경비를 뺀 금액입니다
- 연말정산이 아니라 5월 종합소득세 신고로 받습니다. 12월 31일까지 납입해두면 이듬해 5월에 정산됩니다
노란우산공제와 함께 받을 수 있습니다
자영업자에게 자주 나오는 질문입니다. 둘은 다른 제도라 중복해서 받을 수 있습니다. 노란우산은 소득공제(조세특례제한법 제86조의3), IRP는 세액공제(소득세법 제59조의3)입니다.
| 사업소득금액 | 노란우산 소득공제 한도 |
|---|---|
| 4,000만원 이하 | 600만원 |
| 4,000만원 초과 ~ 6,000만원 이하 | 500만원 |
| 6,000만원 초과 ~ 1억원 이하 | 400만원 |
| 1억원 초과 | 200만원 |
둘 중 무엇을 먼저 채울지는 내 세율이 정합니다. 소득세율이 15% 구간이면 노란우산 소득공제의 실효는 16.5%(지방세 포함)라 IRP와 비슷하고, 24% 구간부터는 노란우산이 앞섭니다. 반대로 세율이 6% 구간이면 IRP 세액공제가 압도적으로 유리합니다.
돈을 묶는 성격도 다릅니다. 노란우산은 폐업하면 받습니다. IRP는 나이(55세)가 기준입니다. 폐업 위험에 대비하는 돈이라면 노란우산, 노후 자금이라면 IRP 쪽이 목적에 맞습니다.
12월에 몰아서 넣어도 똑같습니다
매달 75만원씩 12개월을 넣든, 12월 31일에 900만원을 한 번에 넣든 세액공제액은 같습니다. 조문이 「해당 과세기간에 납입한 금액」만 따지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납입 자체는 연 1,800만원까지 됩니다 (시행령 제40조의2②1호가목). 세액공제가 900만원까지일 뿐입니다. 연금저축과 IRP를 여러 개 갖고 있어도 이 한도는 전부 합쳐서 따집니다.
그래서 자영업처럼 수입이 들쭉날쭉한 경우에는 12월에 그 해 소득을 보고 금액을 정하는 편이 합리적입니다. 소득이 적었던 해에 무리해서 900만원을 넣을 이유가 없습니다.
ISA 만기가 왔다면 300만원이 더 있습니다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계약기간이 끝나고 그 잔액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소득세법 제59조의3 제4항에 따라 전환금액의 10%와 300만원 중 적은 금액이 900만원 한도와 별도로 추가 공제됩니다. 옮길 수 있는 금액은 계약기간 만료일 기준 잔액이 한도이고, 직전 과세기간과 해당 과세기간에 걸쳐 나눠 넣는 것도 됩니다 (시행령 제40조의2②1호나목).
ISA 만기금 3,000만원을 IRP로 전환한 경우 기본 한도 900만원 ISA 전환 추가 300만원 (3,000만원 × 10% = 300만원) ───────────────────────── 공제 대상 1,200만원 16.5% 적용 시 1,980,000원 환급
ISA 만기가 3년마다 돌아오므로, 만기 해에 IRP 납입 계획을 같이 세우면 그 해 환급액이 크게 늘어납니다.
대신 55세까지 묶입니다
IRP에서 돈을 정상적으로 꺼내려면 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제3항이 정한 세 가지를 전부 충족해야 합니다.
- 55세 이후에 연금수령 개시를 신청하고 인출할 것
- 계좌 가입일부터 5년이 지난 뒤에 인출할 것 (퇴직금이 들어 있으면 이 조건은 면제)
- 연금수령한도 안에서 인출할 것
세 번째 한도는 이렇게 계산합니다.
연금수령한도 = 연금계좌 평가액 ÷ (11 − 연금수령연차) × 120% 1년차: 평가액 ÷ 10 × 1.2 → 약 12% 2년차: 평가액 ÷ 9 × 1.2 → 약 13% ... 11년차부터는 한도 없음
즉 55세가 되어도 한 번에 다 꺼낼 수는 없습니다. 최소 10년에 걸쳐 나눠 받도록 설계돼 있습니다. 한도를 넘겨 꺼내면 그 초과분은 연금이 아니라 「연금외수령」으로 봅니다.
중도해지하면 받은 것보다 더 뱉습니다
연금외수령한 금액은 기타소득이 되고, 소득세법 제129조 제1항 제6호 나목에 따라 15%(지방세 포함 16.5%)가 매겨집니다.
5년간 매년 900만원 납입 → 원금 4,500만원, 운용수익 500만원 받은 세액공제 4,500만원 × 16.5% = 742만 5천원 해지 시 세금 5,000만원 × 16.5% = 825만원 ───────────────────────────────────────── 손해 − 82만 5천원 (+ 5년치 기회비용)
공제받은 원금뿐 아니라 운용수익까지 과세 대상이라 이렇게 됩니다. 다만 공제를 받지 않은 납입액은 과세하지 않습니다. 한도를 넘겨 넣은 돈이 있다면 해지할 때 그 부분은 세금 없이 나옵니다.
그래서 IRP에 넣을 금액은 「55세까지 없어도 되는 돈」으로 한정해야 합니다. 148만원 환급이 아까워 생활자금까지 밀어넣으면, 몇 년 뒤 급전이 필요할 때 그 이상을 토해냅니다.
나중에 받을 때 내는 세금
IRP는 세금을 면제해주는 게 아니라 미뤄주는 것입니다. 다만 미루는 사이에 세율이 크게 낮아집니다. 이게 IRP의 진짜 이득입니다.
| 연금 받을 때 나이 | 연금소득세율 | 지방세 포함 |
|---|---|---|
| 70세 미만 | 5% | 5.5% |
| 70세 이상 80세 미만 | 4% | 4.4% |
| 80세 이상 | 3% | 3.3% |
| 종신연금으로 받을 때 | 3% | 3.3% |
넣을 때 16.5%를 돌려받고 꺼낼 때 5.5%를 냅니다. 차액 11%포인트가 그대로 남습니다. 게다가 그 사이 운용수익에 붙는 세금도 미뤄지므로 복리 효과가 더 붙습니다.
주의할 선이 하나 있습니다. 연간 연금소득이 1,500만원을 넘으면 분리과세가 안 되고(소득세법 제14조③9호 다목) 종합과세 또는 15% 분리과세 중에서 골라야 합니다(제64조의4). 은퇴 후 다른 소득이 없다면 대개 종합과세가 유리하지만, 연금을 여러 해에 나눠 받아 1,500만원 아래로 맞추는 편이 가장 단순합니다.
퇴직금을 IRP로 받으면 세금이 또 깎입니다
퇴직금을 일시금이 아니라 IRP에 넣어두고 연금으로 받으면, 원래 낼 퇴직소득세에서 10년 이하 30%, 10년 초과 20년 이하 40%, 20년 초과 50%가 깎입니다 (소득세법 제129조①5의3).
퇴직금이 들어 있으면 「가입 5년 경과」 요건도 면제됩니다. 55세가 넘어 퇴직했다면 바로 연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900만원 넘게 넣어도 되나요?
납입은 됩니다. 세액공제만 900만원까지입니다. 초과분은 운용수익에 대한 과세이연 효과는 그대로 받고, 나중에 꺼낼 때 원금 부분은 세금이 없습니다(공제를 안 받았으므로). 다만 55세까지 묶이는 건 똑같으니 신중하게 결정하세요.
IRP 계좌를 여러 개 만들어도 되나요?
금융회사별로 여러 개 만들 수 있지만 한도는 사람 기준으로 합산됩니다. 계좌를 늘려도 900만원은 그대로입니다. 오히려 수수료와 관리 부담만 늘어나므로 하나로 모으는 편이 낫습니다.
소득이 없는 해에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
낼 세금이 없으면 공제받을 것도 없습니다. 세액공제는 환급이 아니라 「낼 세금을 줄이는 것」이라 0원 아래로는 안 내려갑니다. 소득이 없는 해에는 납입을 쉬고, 소득이 생긴 해에 넣는 편이 맞습니다.
중간에 급하게 돈이 필요하면 방법이 없나요?
법이 정한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면 연금소득세율(3.3~5.5%)로 인출할 수 있습니다. 천재지변, 가입자의 사망 또는 해외이주, 본인이나 부양가족의 3개월 이상 요양, 재난으로 인한 15일 이상 입원, 파산 선고 또는 개인회생 개시 결정 등입니다 (소득세법 시행령 제20조의2①). 해당 사유가 확인된 날부터 6개월 이내에 증빙을 갖춰 금융회사에 제출해야 합니다.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16.5%입니다.
언제까지 넣어야 올해 공제를 받나요?
12월 31일까지 계좌에 입금이 완료되어야 합니다. 이체 신청일이 아니라 입금일 기준이므로, 연말 영업일과 이체 한도를 미리 확인해 두세요. 하루 차이로 1년이 밀립니다.
정리하면
IRP는 「55세까지 안 쓸 돈」이 있는 사람에게만 좋은 상품입니다. 그 조건이 맞으면 연 148만원의 확정 환급에 세율 11%포인트 차익까지 붙으니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반대로 그 조건이 안 맞는데 환급액만 보고 밀어넣으면, 중도해지 한 번에 그동안 받은 것을 전부 토해냅니다. 금액은 12월에 그 해 소득을 보고 정하시면 됩니다. 몰아서 넣어도 공제액은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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